1941년부터 시작된 피바디상은 미국방송협회(NAB)와 조지아 대학교의 주관 하에 다큐멘터리, 뉴스, 엔터테인먼트, 공공서비스, 팟캐스트&라디오, 예술, 아동&청소년 등 7개 부문에 걸쳐 당대의 사회 이슈를 가장 잘 담아낸 작품들에 수여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수상작들의 면면을 보면 '방송계의 퓰리쳐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날카로운 시대정신을 드러내거나 소외되기 쉬운 소수자들을 조명한 작품이 많습니다. 이러한 피바디상이 올해부터 8번째 부문으로 '인터랙티브 & 디지털'에 대한 시상을 별도로 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7개 카테고리에 디지털 콘텐츠가 포함되어 시상되었더랬죠. 그렇다면 이 8번째 부문이 신설되었다는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인터랙티브 & 디지털 분야가 다른 미디어의 하위, 보조적 개념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스토리텔링 문법을 가진 독자적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기존의 전통적 권위가 인정해 줬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피바디라는 '권위'가 인정하는 인터랙티브 & 디지털 작품이란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요?
올해 6월부터 시작될 본 심사작 접수 전에 선정기준이 무엇일지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피바디 측은 이 분야의 '전설'이자 '기준'이 될 만한 16편의 작품, 혹은 인물을 선정하여 발표했습니다.
1964년에 개발된 초창기 자연어 처리 프로그램 ELIZA부터 'VR의 대모'라 불리는 노니 델라 페냐(Nonny de la Peña), 대체현실게임(ARG)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2001년 작 더 비스트(The Beast)까지 거의 60년에 걸친 시간대를 아우르는 이 선정작들은 말 그대로 '레거시 어워드' 리스트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이 작품들을 한 번에 하나씩 다루는 한 학기 수업 커리큘럼을 짜도 되겠다 싶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