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주만에 돌아온 ixi 고인물 최수영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저희가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미싱 픽쳐스'가 2022 트라이베카 이머시브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오늘은 바로 그 '트라이베카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단! 읽다 보면 다가오는 6월,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당장 끊고 싶어질 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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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베카 영화제가 아닌, 트라이베카 페스티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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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트라이베카 이머시브'라는 행사를 소개할 때 항상 이렇게 쓰곤 했습니다. 미국의 독립 영화제인 '트라이베카 영화제' 내 이머시브 콘텐츠 섹션.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내 XR 섹션 '비욘드 리얼리티'라고 쓰듯이요. 심지어 며칠 전 기어이에서 낸 보도자료에도 그렇게 썼죠.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트라이베카 홈페이지를 다시 들여다 보는데 어디에도 Film Festival이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더군요. 인터넷을 한참 뒤진 끝에 트라이베카 영화제가 트라이베카 페스티벌로 바뀌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최 측에 물어보면 빠를 것을 그렇게 못 했네요) 공식 로고에 과거엔 Film이 들어갔는데 이번에 사용되고 있는 로고에는 빠졌더라구요. (옛날 로고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참조)
아직 홈페이지 주소는 Tribecafilm이지만, 이제 트라이베카는 영화, TV, 이머시브, 게임, 음악, 오디오 스토리 등을 망라하는 종합 콘텐츠 페스티벌로 새롭게 포지셔닝 한 것 같더군요. 마치 SXSW처럼요. 그걸 알게 되니 이번 트라이베카가 어떤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짰는지 좀 더 궁금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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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베카 이머시브가 영화제의 하위 카테고리가 아닌, 단독 카테고리가 되면서 작년까지 OUTDOOR INTERACTIVE EXPERIENCES, STORYSCAPES, VIRTUAL ARCADE 등으로 나뉘었던 세부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2개의 경쟁부문(공식경쟁, 신인)과 1개의 비경쟁 부문으로 개편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트라이베카 이머시브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라면, 과거 펜로즈 작품들이나 작년 페이퍼버드, 마르코&폴로, 마드리드 느와르처럼 서사성이 강한 XR 작품들을 선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라인업들은 예전보다 좀 더 실험적이랄까,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 방식 혹은 메시지 자체에 집중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싱 픽쳐스'가 트라이베카가 전통적으로 선호하던 경향에 가깝다면, 낸시 베이커 케이힐 같은 미디어 아티스트나 리암 영 같은 건축가를 적극적으로 끌어 들여 좀 더 '전시회' 같은 느낌이 되었다고 할까요? (선댄스 뉴프론티어와 좀 더 비슷한 경향성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 관심을 사로 잡는 건 '경험' 보다 '이야기'에 방점이 찍혀 있는 작품들이긴 합니다. 노니 델 라 페냐의 신작 'Please, Believe Me'와 메타 퀘스트가 제작한 (아마도 퀼 애니메이션인 듯한) 'Mescaform Hill : The Missing Five'가 바로 그러한 작품입니다. 단, 두 작품 모두 3축 경험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은 미리부터 아쉽습니다.
이야기가 탄탄하면서 동시에 경험적으로도 새로운 이머시브 작품은 여전히 드문가보다 싶었습니다. 혹은 그런 성향을 추구하는 작가들은 다른 쪽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트라이베카 페스티벌에 신설된 새로운 분야인 '트라이베카 게임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약간 더 강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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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베카 게임즈 - 참신함은 여기 다 모여 있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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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라이베카 게임즈는 자문위원 명단이 엄청납니다. 어느새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탐구하는 대표적 아티스트가 된 존 파브르부터 EA 공동 창업자 빙 고든,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코지마 히데오, 에픽게임즈 CCO인 도날드 머스타드까지 이름이 올라있죠. 이 분들이 실제 작품 선정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모르겠습다만 선정작들을 보고 있으면 '응? 이게 게임이라고? 응? 이게 뭐라는 거야?'를 연발하게 되더군요. 여러 게임쇼에서 보는 신작 발표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기획의도에 적힌대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서의 게임의 미래를 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더군요. 제가 게임 쪽을 잘 모르기에 아마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리스트에 XR을 지원하는 작품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PC, 혹은 콘솔(엑스박스)용 게임들이 주로 선정됐고 모바일 게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수자 문제를 게임으로 풀어내겠다는 Outloop Games(이 회사는 퀘스트용으로도 나온 Falcon Age를 만들기도 했죠)의 Thirsty Suitors, 넷플릭스가 퍼블리셔인(아니 왜죠? 모바일 게임도 아닌데) Oxenfree II, 진심으로 이게 뭔지 모르겠는 Immortality(스팀 게임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게 어떻게 게임인거죠?), 그리고 오리지널 인터랙티브 드라마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 Interior/Night(퍼블리셔는 Xbox 게임 스튜디오)의 As Dusk Falls까지 트레일러를 보면 볼 수록 더욱 궁금해지고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작품들이 수두룩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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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통적인 영화 라인업 및 TV, 회고전 라인업도 매력적이더군요. 이미 한국에도 기사가 나오긴 했지만 신수원 감독님의 '오마주'가 영화제 섹션에 초청됐고, 그 외 존 조가 출연하는 아마존 스튜디오의 신작 'Don't Make Me Go'도 여기서 최초 공개된다고 합니다.
그보다 절 사로 잡은 건 3편의 회고전 작품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트라이베카 페스티벌은 로버트 드니로가 만든 축제죠. 그래서 그런지 올해 '대부' 50주년 기념 특별 상영도 있고 제가 특별히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인 '히트' 상영회도 있더군요. 무려 마이클 만 감독과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가 상영 후 직접 패널 토론에 참석까지 하신다고. 만약 6월에 뉴욕에 있다면 이런 이벤트들을 놓치기 정말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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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이벤트들이 현장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트라이베카는 비대면 참가자들을 위한 At Home 티켓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섹션의 작품들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머시브 섹션 작품들도 작년과 동일하게 MOR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작년 기어이는 트라이베카 가상 원정대를 꾸리기도 했었는데 올해 선정된 작품들을 한국에서 함께 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보고 추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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