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의 ixi 담당 최수영입니다. 지난 주 시작된 '가상이상'을 찾아주신 손님 중 ixi를 즐겨 본다고 해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ixi 구독자임을 드러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편 ixi와 가상이상을 만드는 '기어이'라는 회사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물어보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한번 더 소개드리면 기어이의 출발점은 2019년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였습니다. 그날 큐레이터로, VR 작품 출품자로, 컨퍼런스 연사 등으로 한 자리에 모였던 사람들이 기어이의 공동 창업진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마주친 사이였지만 유독 그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들이랑은 (앞으로도) 같이 일해보고 싶다"라고.
(앞으로도 쭉) 같이 살고 싶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 만큼이나, (앞으로도 쭉) 같이 일하고 싶은 비전의 동반자를 만나는 것역시 큰 행운이고 기적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ixi와 가상이상은 그러한 기적들이 좀 더 자주,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벌이는 일들입니다. 그런 일들이 저희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더 많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시작한 '디스코드' 채널 역시 기적의 빈도를 조금이라도 높여보고자 하는 바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기적이 여러분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지 마십시오.
오늘은 바로 그러한 기적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바로 이번 주에 직접 가봐야 하는 장소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바로 오늘부터 칸 XR의 일환으로 VR 전시 플랫폼 '알렉산드리아'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밴쿠버 소재 캐나다 회사 Kreis가 개발한 이 서비스는 기존 MOR, VAST 등과 유사하게 온라인에서 6축으로 XR 작품들을 감상하고 동시에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기존 서비스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접속 불안정성, 무거운 파일 용량 등의 문제를 알렉산드리아가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합니다.
우선 스팀(PCVR)과 메타 퀘스트 버젼을 모두 제공한다는 건 매력적입니다. VRChat처럼 PC-퀘스트 간 크로스 플랫폼 미팅 기능이 제공되는지는 아직 확인을 못해봤습니다만, 일단 두 버젼에서 모두 빠른 속도로 로딩되고 플레이되더군요. 현재 알렉산드리아 앱을 설치하면 기본적으로 세 작품이 제공됩니다. The Soloist, Madame Pirate, 그리고 현재 가상이상에서도 선보이고 있는 제네시스(Genesis)입니다.
이번 칸 XR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별도의 DLC를 다운로드 받아 스팀에서만 제공되는 듯 합니다. DLC를 통해 제공되는 작품들은 Lavrynthos, Glimpse, Delightful Garden VR, Red Tail EP.1, The Passengers, End of Night, The Starry Sand Beach, Barnstormers, Déjà-vu 등입니다. 별도의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도 무료로 제공되는데다 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니기에 만약 VR 헤드셋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알렉산드리아 DLC 모드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5/20~29)
2019년 가을 파라다이스 아트랩 행사를 처음 가보면서 이렇게 XR을 고급스럽게 다뤄주는 곳이 있다니... 하며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가상이상', 그리고 '영화제' 등에서는 '작품'이 전면에 드러난다면, 이곳의 행사는 '작가'를 더 앞에 둔다는 느낌이 듭니다.
올해 행사 역시 같은 기조입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작품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는 '아티스트 투어', 아티스트와 작품 앞에서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 그리고 아티스트의 작업 과정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랩'까지 아티스트 자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세션들이 가장 눈에 띕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라는 관점에서도 참 매력적인 행사입니다. 다만 작가들을 하루에 싹 다 만나기는 어렵고 이 페스티벌을 제대로 즐기려면 거의 열흘 내내 인천에 와 있어야 한다는 건 부담입니다. 만약 그럴 여유가 되시는 분이 있다면 그 여유를 맘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더구나 이곳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스튜디오 뿐 아니라 주변 파라다이스 시티 전체를 하나로 놓고 경험해야 제대로인 곳이죠. 만약 제가 같은 기간 열리는 '가상이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진짜 2~3일이라도 시간을 내어 이곳에 쭉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 실시간 자동번역 AR 글래스 데모(Google I/O, 5/12)
언어에 대한 부담없이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정말 많을 것입니다. 언젠가 자동번역/통역 기술이 그 갈증을 해소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구글이 관련 데모를 공개했습니다. 이미 서비스 되고 있는 실시간 자동 번역 기능을 AR 글래스(아마도 구글이 인수한 노스의 기술을 활용하는 듯 보입니다)에 적용한 데모입니다.
실시간 자동 번역 기능은 SNS에서 이미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데요. 아직 번역의 퀄리티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적어도 무슨 뜻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으니 만약 저 장치가 있다면 언어의 장벽 때문에 알 수 없었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아는데는(동시에 내 생각을 언어가 통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어설픈 영어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모국어로 피칭을 하고 각자 그 내용을 글래스를 통해 파악하는 상황이 곧 만들어질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 컬러 패스스루 AR 데모(메타, 마크 주커버그, 5/12)
구글이 기존 노스가 만들어 놓은 AR 글래스를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저런 안경 형태의 AR 글래스가 가진 치명적 한계는 바로 시야각(FoV)입니다. 제가 이제껏 써봤던 글래스들은 가볍다는 장점을 시야각이 좁다는 불편함이 압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요즘 다시 주목받는 방식이 외장 카메라를 활용한 패스스루(Path-Through) AR입니다. 바르요(Varjo) 등이 이미 패스스루 방식을 통해 훨씬 넓은 시야각으로 VR과 AR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경험이 가능함을 보여줬죠. 메타는 그 동안 패스스루를 흑백으로만 제공해왔고 주로 안전 상 문제(충돌방지)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만 써왔었는데 며칠 전 마크 주커버그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HMD '캄브리아'가 컬러 패스스루를 지원한다는 것을 공개했습니다. (위 마크 주커버그 포스팅 이미지를 클릭하면 관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패스스루 기능이 고객 편의를 위해서도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서도 점점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