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의 ixi 경험 2022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결과를 바로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결과를 보니, 지난 2년과는 다른 변화 양상이 두드러집니다. 그 중 여러 사람들이 공통으로 뽑은 경험이 거의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또한 메타 퀘스트2 출시 2년 차에 접어들어 꽤나 많은 상용 VR 콘텐츠가 이미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용 VR 작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물론 이번 답변 결과는 시장 전체 반응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고, 심지어 ixi 구독자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체 구독자 중 극히 일부인 17명 만의 의견일 뿐이기에 이 결과는 설문 참여자의 특성만을 반영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통계적 의미는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결과를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어떤 변화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게 되었습니다.
연말에 이르러 메타버스 신드롬이 결국 거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지난 몇 년간 XR 웨이브를 이끌어 온 메타(구 페이스북)마저 치명적 타격을 입으면서 실제 시장에서도 변화 조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오큘러스 핵심 멤버 중 유일하게 메타에 남아있던 CTO 존 카맥이 퇴사를 발표한 것, 그리고 그의 다음 행보가 XR이 아닌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 스타트업이라는 건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일테죠.
사실 이번 설문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도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 "올해 나는 작년보다, 혹은 몇 년 전보다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던가?" 구글 스포트라이트 스토리즈가 있던 시대,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가 있던 시대, 펜로즈와 히어비드래곤이 활동하던 시대, 바오밥이 Jack을 만들던 시대, ILMxLab이 베이더 임모털을 처음 내놓고, 밸브가 알릭스를 공개하던 시대보다 올해 더 멋진 결과물들이 나왔는가? 글쎄. 저의 답은 '글쎄'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문득 눈에 들어온 어떤 포스팅도 그 문제를 제기하고 있더군요. (아래 동영상입니다) 며칠 전 에픽 게임즈의 리더 팀 스위니가 '포트나이트' VR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답한 것도 저에겐 사실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에픽 게임즈는 누구 보다 앞서 VR의 잠재력을 직접 테스트 해보고 '로보 리콜' 같은 결과물을 내놓았던 회사였으니까요.
앞으로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그 방향성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연말과 연초, 많은 고민을 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퇴보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것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