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내부자인 저도 아직 최종본을 보지 못 했을만큼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데요(원래 다들 그런거죠?) 본 사람마다 신기하게도 눈물이 난다고 해서(내 집 마련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진심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연출한 이성환 감독님은 VR 제작이 처음일 뿐 아니라 3D 애니메이션도 처음이라고 합니다. 2D 애니메이션 아티스트인 감독님은 어떻게 기존 3D툴을 이용하지 않고 3D 기반의 VR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바로 "퀼(Quill)"이라는 저작도구 덕분입니다.
퀼은 가상공간에서 3차원으로 그림을 그리면 그 결과물이 3D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때문에 기존 3D 콘텐츠 저작툴을 쓸 줄 모르더라도 작업이 가능하죠. 그럼 이걸 어떻게 움직일까요? 퀼 안에서 인물들을 자동으로 걸어다니게 한다거나 우리가 3D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보는 다채로운 동적 표현들을 구현하는 것은 아직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지된 물체들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죠. 바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정지된 물체들의 형태를 조금씩 변형시키거나 위치를 조정한 뒤 각 이미지들을 찍어 모으면 애니메이션이 되는 기적이 발생하죠.
이성환 감독님은 다행히도 과거 레고를 이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이번 작업에 큰 기여를 하게 됐죠.
하지만 말이 쉽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저의 깨달음은 "퀼도 만만치 않구나"였습니다. 그럴수록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퀼로 작업했다'는 결과물들이 더욱 놀랍게 다가올 따름입니다. 누구나 3D 애니메이션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는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하고, 일단은 존잘들의 작업물들을 존경심을 가지고 감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