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가상이상(假想以上)'이 열리던 바로 그 무렵, '가상정거장'이라는 멋진 행사가 서울 '행화탕'에서 열렸습니다. 나름 xR 콘텐츠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뽐내던 저를 머쓱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신선한 프로젝트들이 그곳에 잔뜩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보다 훨씬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한 "다크투어" 이벤트는 정말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기획이었습니다. "그래! 우리에겐 '배그'가 있었지!"

그렇다 보니 '가상정거장'을 기획한 분들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수소문 끝에 '프로덕션 총괄'을 담당하신 김신우 PD님과 연락이 닿게 되었고 마침내 5월 25일, '가상정거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가상정거장'을 진행하면서 배우게 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뉴스레터는 이쯤에서 놔두시고 아래 빨간색 버튼부터 클릭하셔서 김신우 PD님을 먼저 만나보고 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가상정거장'은 이미 가상을 적극적으로 삶의 일부로 편입시키기 시작한 사람들의 양상에 예술가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런 예술가들을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된 것이라고. 그렇죠. 저희가 빠른 게 아닙니다. 저희가 없는 것을 앞서서 제시하는 것도 아니죠. 저희는 그저...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입니다. 

김신우 PD님은 이제까지 가장 인상 깊게 본 VR 작품으로 고이즈미 메이로 작가의  <희생>이라는 작품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역시 몰랐던 작품입니다)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된 이 작품은 VR 헤드셋을 통해 어느날 산책 중 갑작스런 헬리콥터 공격으로 온 가족을 잃게 되는 이라크 소년의 상황을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현재 이 작품을 직접 체험할 방법은 없지만 작가 인터뷰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