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하늘은 높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전염병이 돌고 사람들 사는 모습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간다고 해도, 일 년에 한 번씩 태양 주위를 묵묵히 돌아주는 지구의 꾸준함 덕분에 계절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번 호에는 이렇게 꾸준히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두 편의 연재 글을 만납니다. ixi가 다루고 싶어하는 여러 가지 주제 중에 어떤 것들은 독자 여러분과 긴 호흡으로 바라보기 원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주제들은 연재라는 형식으로 발간됩니다. 그러나 한 달에 두 번 발간되는 ixi의 특성 상 연재 주기를 일정하게 조정하기는 어렵더라구요. 글을 미리 써놓고 다음 에피소드의 연재를 기다리시는 저자들과 드문드문 연재되기 때문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게재되면 첫 에피소드부터 다시 정독해주시는 독자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이번 호에는 연재되는 글을 두 편이나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반갑네요. 아직 시작도 못한 연재들도 점점 쌓여가는데 ixi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구독해주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글을 끝까지 정독해주시고 보내주시는 정성스러운 피드백도 늘어나고 있으니 조금더 힘을 내볼게요! 으쌰! 스토리 현존의 언어: 조력자 '스토리 현존의 언어' 시리즈는 ixi의 초기부터 연재되는 글입니다. 제목이 어려워서 발간 초기에 고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만, 이제는 입에 착착 붙는 제목이 되었네요. 이머시브 미디어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관객'이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관객'이라는 단어조차 바뀌어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이런 종류의 작품을 경험할 때 단순히 '바라보기'만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몸과 연결된 VR 영화의 공간 속에서 어떻게 캐릭터와 사건을 인지하고 우리의 상상을 더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깊이가 달라지게 됩니다. '조력자'의 역할을 부여받는 관객의 이야기를 만나보시죠. 몰입하는 인류가 온다 EP II: 디스플레이를 쓴 인류 정찬철 교수님의 '몰입하는 인류가 온다'의 두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요즘 알파벳 약자를 사용하여 구분한 세대 명칭이 자주 입에 오르고 있고, 본의 아니게 M과 엮이게 된 Z의 항변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러나 출생년도를 중심으로 투박하게 구분한 후에 억지로 그 특징을 정의하는 것보다는 '스토리텔링' 혹은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나 형태에 따라서 구분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MZ에 속하지 못하는 소외감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예요) 글 소개를 이렇게 가볍게 시작한 이유는 이 글이 거시적인 관점으로 변화를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마주 대할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요즘 한참 뜨거운 XR이나 메타버스 논의가 일시적인 유행이나 급격한 전환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시각 미디어나 영상 미디어의 역사를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서 이것이 이야기 세계에 '몰입'하고자 하는 인류의 적극적인 발걸음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듯 이 글을 읽다보면 "디스플레이를 쓴 인류는 스크린을 응시하는 인류를 3세기 만에 대체할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bere'라는 단어 진짜 써도 되나요? (여러분도 이 신조어를 한번 찾아보세요. 맥주는 아니랍니다.) 더 볼 거리 XR 미디어를 선보이는 또하나의 굵직한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작년처럼 VRChat과 VIVE, Oculus를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전세계 관객을 만났습니다만 진짜 베니스에 다녀온듯한 경험을 주기 위해 VRChat으로 구현된 Venice VR Extended의 월드가 아름다웠다는 평이 있습니다. 영화제는 막을 내렸지만 베니스 영화제의 VR 배지를 구매하셨다면 19일까지는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Bianca Li의 <Le Bal de Paris de Bianca Li>가 최고 VR 경험상을, David Adler의 <End of Night>이 최고 VR 스토리상을, May Abdaila와 Barry Gene Murphy가 공동 연출한 <Goliath: Playing with Reality>가 최고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의 마켓 프로그램인 베니스 프로덕션 브리지 (Venice Production Bridge)에서는 여러 토론 프로그램과 발표 세션이 진행되었는데요, 영상이 아카이빙되어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발길은 묶였지만, 양질의 프로그램을 집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네요. News & Upcoming 💌 About ixi ixi는 xR, 혹은 실감콘텐츠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된 모든 분들을 위한 커뮤니티 미디어입니다. 그 동안 ixi의 이름으로 발간된 모든 글들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ixi에 직접 글을 싣고 싶거나 필자를 추천해 주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부탁드립니다. editor@ixi.med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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