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셨나요? 오늘도 어김없이 ixi의 지면을 지키고 있는 최수영입니다. 저는 ixi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머시브 경험이 현실과 판타지를 연결시키는 데서 생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VR이 현실의 우리를 판타지 세계 속으로 데려가는 경험이라면, 우리가 AR이라 부르곤 하는 경험은 현실 속에 판타지를 소환시키는 경험입니다. 2018년 방영됐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묘사된 경험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 것입니다.
실은 코로나 19가 불어닥치기 직전인 2019년 무렵부터 이러한 AR 경험을 현실화 시키려는 움직임들이 있었습니다. 주로 '야외 방탈출'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지역 관광상품과 연계하는 테마 아이템으로도 막 활용되기 시작하던 참이었죠. 하지만 지난 2년 간 그런 움직임들은 거의 얼어붙다시피 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야 겨우 그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오늘은 현실 공간, 특히 야외에서 판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근 사례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한 가지 먼저 말씀드리자면, 오늘 소개드리는 경험들은 아직 제가 직접 해보지는 못한, 저에게도 위시리스트인 경험들입니다. 오늘 만큼은... 품질은 보장드릴 수 없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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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tvN,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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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나 역사적 명소를 판타지 소환의 장소로 활용하는 컨셉의 이벤트들은 꽤 많았습니다. 또한 작년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 달 탈출 팝업 스토어처럼 특정 공간에 해당 공간의 기존 맥락과는 무관한 시설을 임시적으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보이는 트렌드는 카페 등 기존 상업공간에 이러한 컨셉을 적용하는 시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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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에 있는 30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문화공간 '피아크'는 '아웃도어 미션게임' 전문 개발사를 표방하는 '다이아에그'와 함께 지난 3월부터 '크루즈 더 피아크'라는 테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도 어딘가 깊숙히 숨겨진 보물을 노리는 해적으로부터 보물을 지켜낸다는 스토리를 따라 피아크의 넓은 공간 이곳 저곳을 1시간 반 정도에 걸쳐 돌아다니는 게임인데 야외 방탈출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피아크 측의 적극적 협조 하에 카페 등과 연계한 이벤트로 제공한다는 게 특징입니다. 영도 지역은 최근 핫 플레이스가 넘쳐 나서 매번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게 만드는데 이런 이벤트는 저 같은 사람에게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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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카페 '할아버지 공장'은 원래부터 유명한 곳이었기에 이런 브랜드 콜라보를 하는 게 좀 의외였습니다. 아마 '할아버지 공장'도 그냥 LG전자 팝업스토어를 한다고 했다면 이 공간을 굳이 내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할아버지 공장의 비밀을 푼다'고 하는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원래의 공간도, 브랜드도 호감도를 높이는 시너지를 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4월 7일에 시작해서 24일까지 한정으로 열리는 이 이벤트는 현재 2차 예약까지 마감된 상태입니다. 내일 열리는 3차 예약 오픈 때 티켓을 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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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앤루팡'은 전국 2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보드게임 카페 체인입니다. 식스박스라는 회사가 와디즈 펀딩을 시도하여 성공한 '홈즈앤루팡 살인사건'은 바로 이 홈즈앤루팡 실제 매장을 활용해서 진행하는 방탈출 & 크라임씬 이벤트라고 합니다. 아직 정식 오픈은 하지 않았고 조만간 예약 오픈이 열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미 오프라인에 방탈출 카페 체인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방탈출 체인'을 여는 게 아니라 기존 보드게임 카페를 활용하여 테마를 만든다는 발상이 신선하고 이 프로젝트 역시 양쪽 모두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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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점점 더 많은 공간들이 이러한 이머시브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봅니다. 테마파크와 유적지에 뒤를 이은 카페. 그 다음 또 어떤 공간이 새로운 이머시브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로 바뀔 지 궁금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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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소니와 레고 모회사 KIRKBI, 에픽게임즈에 20억 달러 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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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레고가 에픽 게임즈와 함께 '어린이용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뭐, 그러시겠죠... 하고 넘어갔는데 오늘 에픽게임즈가 정식으로 발표한 뉴스를 보니 이게 본질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소니와 레고의 모회사인 홀딩컴퍼니 KIRKBI가 각각 10억 달러 씩 20억 달러를 에픽게임즈에 투자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투자 후 에픽게임즈의 기업가치가 315억 달러라고 하니 두 회사의 지분율이 아주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게 '어린이용 메타버스' 보다는 훨씬 구체적이고 다양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레고 보다는 소니에 더 눈길이 가는데요. 작년 2억 달러를 투자했던 소니가 올해 투자액을 5배나 늘려 한번 더 투자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메타버스의 시대는, 2020년대는 어쩌면 소니의 것일 지 모른다고 주변에 농담처럼 하곤 했는데 어쩌면 그게 현실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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