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고추리반"을 보며 맨 처음 드는 궁금증은 이 작품의 팬들이 다섯 멤버들이 이 사건을 경험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이런 경험을 직접 해보기를 더 좋아하는지 였습니다. 만약 시즌2 배경인 태평여고에서 직접 사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를 마다하고 '나는 연예인들이 게임하는 걸 보는 게 더 즐겁다'고 할 사람들이 더 많을까요?
요즘 들어 스스로 '과몰입 성향'임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과몰입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단어였죠. 그러나 1~2년 전부터 부캐 상황극, 세계관 마케팅 등으로 인해 '과몰입 권장하는 사회'가 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씻겨 나갔죠. 이제는 멀티버스 개념처럼 허구적 세계관을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 동일 선상에 놓고 양 쪽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콘텐츠를 더 재미있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과몰입 성향의 팬들은 극 중 세계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선호합니다. "여고추리반"의 경우 시즌 1부터 극중 NPC의 인스타 계정, 극중 NPC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그리고 이번 시즌 극중 태평여고 재학생들이 가입한 네이버 밴드 등을 노출시킴으로서 이러한 참여 기회를 제공했죠. 그리고 시즌이 거듭되면서 그 참여자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즌 1 초반 사용된 인스타 계정 팔로워 수는 1만 명이었지만, 시즌 1 종료까지 활용된 유튜브 계정 구독자 수는 2만 명, 다시 이번 시즌 2 네이버 밴드 가입자 수는 무려 4만 5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바로 이 네이버 밴드 가입자 4만 5천 명을 대상으로 극 중 촬영장소인 태평여고에 직접 방문해서 연예인 멤버들처럼 교사 및 학생 역할의 배우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면서 사건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이 티켓은 팔릴까요? 제 관심사는 사실 '팔릴까요'가 아니라 가격을 얼마까지 매길 수 있을까입니다. 10만원? 100만원? 아마도 이 가격이 아마도 '이머시브 연극'에 대해 우리들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일테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