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의 ixi 담당자 최수영입니다. 피코4, 엔리얼 에어 출시에 이어 이틀 전 메타의 새로운 XR 기기 '메타 퀘스트 프로'가 발표됐고, 지난 주부터 2주에 걸쳐 국내에서는 '메타버스 코리아' 및 'KMF &KMF'라는 XR 관련 행사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일련의 뉴스들을 쭉 지켜보면서 든 생각들을 여러분들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는 피코4, 엔리얼 에어, 메타 퀘스트 프로를 아직 직접 써 보지 못했습니다. 이 기기들을 직접 활용하면서 제 생각이나 입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에, 지금 이곳에 나누는 생각들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것이라는 걸 한번 더 강조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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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가장 강조하는 쪽이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쪽이라기 보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산업 쪽이다 보니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건 행사에서도 점점 B2B, 업무생산성 향상 쪽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 때는 비대면 업무/비대면 교육 상황에서의 생산성 향상 측면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XR의 몰입적 특성을 좀 더 활용한 가상훈련에 방점이 찍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내 가상훈련 업계의 대기업이라 할 만한 KAI가 메타버스 코리아에 직접 등판했다는 게 어찌보면 바로 이러한 트렌드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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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타버스 코리아'전에 부스를 차린 KAI(한국항공우주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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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소개된 메타의 '퀘스트 프로'는 이런 가상훈련 시장을 타겟하는 제품으로 보였습니다. MS 및 엑센추어와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운 건 바로 그러한 가상훈련 분야의 수요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의도였겠죠. 퀘스트 프로 가격 1500달러는 전작 퀘스트 및 최근에 나온 피코4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이지만, 가상훈련 분야에서 쓰이고 있던 기존 디바이스들, 예컨대 뷰직스, 홀로렌즈, 매직립, 바르요 등에 비하면 분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수준입니다. 메타로서는 퀘스트 프로를 이쪽 시장에 집어 넣어 실속을 챙기겠다는 의도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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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퀘스트 프로에 대한 소개는 59분 30초부터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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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타 퀘스트 키노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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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모습이 아쉽고, 한편으로는 우려스럽기까지 한 이유는 가상훈련이라는 시장은 메타가, 아니 그 이전 오큘러스가 존재하기 전부터 이미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돌아가고 있던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가상훈련 시장에는 올해로 75년째를 맞이하는 CAE 같은 글로벌 기업도 이미 존재하고 있고,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와 같은 상용 XR HMD가 등장하기 전부터 개당 천만원 넘는 HMD를 직접 주문제작해서 써왔습니다. "과거 가상훈련 분야에서나 쓸 수 있었던 첨단 기술과 고가의 장비들을 소비자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면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게 2010년대 XR 웨이브를 일으킨 사람들의 발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가상훈련으로 돌아간다는 건... 그 아이디어가 실패했다는 뜻일지 모릅니다.
더구나 이 전략은 메타에게 실속을 챙겨줄 지는 몰라도 시장을 키우는 전략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퀘스트2가 처음 출시되던 때를 기억합니다. 저는 구매가 가능한 날 곧바로 결제를 했고 제품을 처음 받아보고 감탄했었습니다. "아니 이렇게 화질이 좋다구?" 퀘스트2를 같이 써본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감탄이 실제로 시장을 키웠습니다. 퀘스트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었고 그들 상당수가 다음 세대 제품이 나오기를 고대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시장을 더 키워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셈이고, 이는 피코와 같은 경쟁사에겐 정말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실 첫번째 상용 VR 기기에서는 오큘러스 리프트가 최선의 선택지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린 건 소니 PSVR이었고, 가장 사랑을 받은 건 HTC의 바이브였죠. 저도 그때는 바이브 파였습니다. 하지만 스탠드얼론이라는 영역을 오큘러스(현 메타)가 선점했고 퀘스트2가 시장을 말 그대로 압도해 버렸습니다. 메타는 그렇게 구축한 아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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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알렉스 쿨롬 강연 및 워크샵(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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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일환으로 Heavenue를 운영하는 알렉스 쿨롬이 내한합니다. Heavenue는 VR 이머시브 연극을 위한 플랫폼으로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캐롤'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적이 있었죠. 작년에 본 공연을 예약해놓았음에도 부득이한 이유로 경험에 실패했었는데 이번 행사에서 공연의 일부를 직접 시연함과 동시에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고 공연을 제작하기까지의 경험들을 나눈다고 합니다. 10월 2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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